2009 태울가요제 본선 대상팀 [다윗의 막장]입니다.
저희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도 큰 호응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곡을 저에게 주신 하나님과
이 곡을 너무나 잘 불러준 저의 팀메 강산이와
이 곡을 밀어준 저의 지인들(특히 06학번 임선빈 매니저님)과
이 곡을 다함께 즐겨주신 4000 솔로 학우님들께
이 곡, '헛된 희망찬'을 바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태울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다윗의 막장]에서 '막장'을 맡고 있는 이종혁입니다.
우선,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먼저 수상소감에 앞서...
앞의 글을 쓰신 분이 '적절히 재미있는 제목'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전 제목을 정말 노리고 썼습니다.
제목은 '헛된 희망찬'.
'희망찬데 헛된', 내지는 '헛된 희망으로 가득찬' 정도로 해석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가사랑 제목이랑 잘 생각해보세요. 씹으면 씹을 수록 묘한 맛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ㅎㅎ
녹음파일을 원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더라구요.
악보야 당장 올릴 수도 있겠고, 녹음 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겠지만,
일단 팀메이트와 매니저님과 상의를 한 다음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어제 저희는 대상을 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즉석에서 제 기타 스탠드를 빌려가서 쓰더라구요. 그것도 기뻤구요,
가장 큰 기쁨은 바로 여러분들과, 그것도 두 번이나 '헛된 희망찬'을 같이 부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가진 꿈이었습니다.
솔직히 상이라든지 상금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요, 한 가지 기대하던 게 있다면, 앵콜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본선에서 대상을 타면 앵콜을 받잖아요.
앵콜을 시작할 때 '시~작!' 하고 '나~도~ ...' 하면서 참석한 전원이 무반주로 저희 노래를 따라불러주시는...
사실 여기에 가장 큰 아쉬움도 있습니다. 앵콜 하고 내려오면서 생각난 게,
'헛된 희망찬'이 존재하기 전에 저희가 솔로의 쏘울을 뿜는 통로로 사용하던 '04 솔로가'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을 저희 앵콜 하기 전에 한 번 불러드렸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
솔직히 저희 노래보다 더 솔로의 쏘울이 충만한 노래인데 말이죠. 아쉽습니다.
저 밑에 글에서 오늘 마지막날 무대에서도 저희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리플들이 보였는데,
혹시 만에 하나 그게 성사되어서 오늘 축제 주무대에 한 번 더 올라가게 된다면, 그것도 들려드리겠습니다.ㅋㅋ
(저희도 또 학우님들께 저희 곡을 다시 한 번 들려드리고 싶은데, 축제 기획단 분들... 어떻게 안될까요? ^^;)
그게 성사되지 않더라도,
가을에 있는 저희 프레이저 정기 공연에서 한 번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악장님과 이야기해보겠습니다.ㅎㅎ
- 여기서부터는 수상소감 -
저희가 처음 나오면서 가졌던 생각은
'본선 무대에서 학우 여러분과 같이 쏘울을 나눌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였습니다.
하지만, 본선에 진출하게 되면서 그 목표는 이미 달성되었고,
솔직히 입상에도 마음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본선 10팀 들으면서 어느 한 팀 만만한 팀이 없었습니다.
진짜 한 팀 한 팀 들으면서 입에서 탄성이 터지고
'아 이 팀이 대상 타겠다', '아니, 이 팀이 탈 것 같다.', '이 팀도 너무 잘한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3Days' 같은 경우, 예선에서 들었을 때부터 '와. 이 팀 최고다'라는 느낌을 주셨고,
(아직도 제 마음 속의 최고는 여러분입니다.ㄲㄲ)
'소라와 오이'라든지 'The Cell'도 상당히 세련된 곡을 들고 나오셨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소리로만 하신 '리쉬즈' 팀과 이한선 학우님도 너무 노래를 잘 하셨고,
'climb_X'의 화려한 화음도 굉장했습니다.
'재부팅' 팀의 그 깊은 곡과 깔끔한 기타 연주에도 많이 감동했습니다.
'끝' 팀 공연은 본선 리허설 하면서 처음 봤는데,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을 한 곡에 잘 녹여 넣어서 재미있게 소화한 솜씨가 일품이었습니다.
지금 이건 뭐 상 탄 자의 여유도 아니고, 걍 겸손의 표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본선 참가 팀 하나 하나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저흰 대상까지 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흰 그냥 솔직히 '예선 때 처럼만 반응해주셔도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러 와주신 여러분께서 너무 저희 곡을 좋아해주시고 같이 따라불러주시고 호응을 보내주셔서
솔직히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함성을 주시는 건 좋은데, 멘트를 할 시간은 좀 주셔야...ㅋㅋ)
시상식 때도 '은상까지도 우리 이름이 안 나오면 그냥 포기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관중들께서 너무 계속 저희 팀명을 불러주셔서 '어라? 어라?' 하다가 대상에서 이름이 불리더라구요.
다 여러분께서 저희 솔로의 쏘울을 만끽해주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들 말고도 저희가 감사해야 할 분들이 너무 많아요.
우선, 물심양면으로 저희 팀을 지원해준 저희 팀의 매니저, 06학번 임선빈군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입학 당시엔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 '음악'이란 세계를 경험시켜주신
저희 프레이저 선배님들(04 형들과 인이 형...), 특히 저에게 작곡의 가능성을 보여주신 기도 형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또, 날이 추운데도 와서 저희들을 응원해준 저희 선배님들과 친구들과 후배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태울가요제를 진행해주신 VOK 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어요.
참가하면서 저희 스스로도 너무 즐거웠구요, 다른 수준 높은 팀들 공연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뭐, 할 말이야 많이 있겠지만
일단 지금도 충분히 글이 길어졌고, 제가 피곤해서 -_-
이 쯤에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오늘 주무대에서의 재공연을 요청해주셨고
축제 기획단 분들과 이야기가 잘 되어서 원래는 자우림, 다이나믹 듀오 할 때 저희도 공연을 하게 되었었으나
저희 사정이 좀 곤란해져서 아쉽게도 여러분을 또 뵐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나 공감해주셔서 감사하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몇 분들이 MP3 파일을 부탁하시고,
미처 저희 팀이 반응하기도 전에 VOK 분들께서 먼저 MP3 파일을 올려주셨네요.
어떤 분은 무한반복하면서 듣겠다고 해주시고
어떤 분은 가사를 직접 따서 올려주시고
어떤 분은 알송에까지 올려주시고
어떤 분은 아예 블로그에 올려주시고...
'헛된 희망찬'의 작곡자로서 솔직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작곡한 곡이 몇 곡 안되지만
그나마 그 중에서는 가장 신경써서 만든 곡이었습니다.
제가 만든 것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자랑스럽고, 한 편으로는 고맙기도 하구요,
또 충만한 쏘울을 담은 곡을 만들어서 내년에도 출전해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기서부터는 제작 후기를 공개하겠습니다.
(혹시 이것 말고 다른 이야기도 듣고 싶으시면 리플이나 글로 물어보셔도 좋습니다.ㅎㅎ)
작년 11월로 기억하는데,
원래 강산이랑 '솔로몬'(이름에서 느껴지시겠지만, 비슷한 부류의 팀입니다.ㅋㅋ)이라는 팀 활동을 하시던 04학번 선배님께서
강산이를 버리고 솔로를 탈출하셨습니다.
원래도 같이 놀던 사람들이 하나둘 씩 솔로를 탈출하던 차에, 그 선배님의 사건은 특히 타격이 컸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희 동아리 '프레이저'에서 일렉 치는 애들끼리 연습을 해서 저희 동아리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 때 저랑 강산이도 축하 공연을 해주기로 했는데,
무엇을 해줄까... 하다가 곡을 하나 만들어서 발표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저희 일렉 치는 애들이 전부 남정네인데다가 솔로라서 '솔로지옥'이라는 별명까지 있었는데, 여기에 착안해서
솔로의 쏘울을 담은 곡을 만들어주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렴은 거의 순간적으로 떠올라서 만들게 되었습니다.(나중에 가사는 좀 수정했습니다.ㅎㅎ)
처음 떠오르자마자 강산이한테 전화해서 들려줬는데, 강산이 반응이 좋기도 했고 저도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 곡은 먹힌다!'라는 확신이 들었고, 후렴을 완성한 뒤 1, 2절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1절, 2절에서 어떻게 하면 저희 이야기를 솔직하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희가 솔로라는 점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려고 노력했고,
또 저희가 원래 CCM(교회 음악) 하는 사람들이라서 그 정체성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앞에서 밝힌 04학번 선배님의 일화도 있고 해서 1절은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2절이 안 나와서 고민을 많이 하던 차에, 한 친구가 저한테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내가 아는 여자애들한테 소개해주기는 좀 그런 것 같아'
라고, 아주 좋은 떡밥이 될 만한 말을 해주었습니다.
(06학번 화학과 오미정 학우에게 큰 감사를 보냅니다.)
나중에 '2절을 어떻게 완성할까...'하는 고민을 하다가 그 친구의 말이 생각나서 '이거다!' 하고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렉 콘서트에서 '헛된 희망찬'이 대박을 쳤습니다.
그 후, 언젠가 아는 분의 소개로 쪽문 밖에 있는, 분위기 좋은 '프라미스'라는 카페에서 자선 행사를 할 때
저희가 또 축하공연을 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작년 말, 최광철 교수님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라는 수업의 송년 파티에서도 이 곡을 발표했습니다.
그 때도 정말 많은 분들이 크게 호응해주셔서 '아... 이 곡이 정말 먹히는 곡이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태울가요제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나가기 몇 일 전, '이걸로는 뭔가 부족하다' 싶어서 어떻게 곡을 보완할까를 고민하다가
강산이의 도움으로 bridge 부분('우리 엄마 말고도...~ ...나도 평생 솔로일 순 없잖아')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예선에 참가해서 많은 분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냈고, 결국 본선에 나가서 대상까지 타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제작 후기입니다.
날림으로 쓴 거라, 나중에 또 할 이야기가 생기면 올리겠습니다.
듣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으면 물어보셔도 좋습니다.ㅋㅋ
아무튼, 다시 한 번 여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출처 : 아라
다윗:
내나이 스물한살 팔팔년생
과학고 공대생활 6년째지
대학교 4년동안 여자친구 한명없지
그전에는 말도 하지마
주위의 친구들은 하나둘씩
나를 배신하고 커플이 되네
하지만 하나님 나를 사랑하시니
언젠가는 좋은사람 붙여주실거야
다윗&막장:
나도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여자친구가 언젠간 생기겠지
학부 졸업 전일까 도대체 언제쯤일까
어쨌든 서른 전엔 결혼하겠지
막장:
내 나이 스물두살 팔칠년생
사람들 나를 보고 개념이 없대
그래서 여자친구는 개뿔
친구들도 몇 명 없지 내게도 희망이 있을까
(없는 것 같아)
며칠 전 내 친구가 내게 말했지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여자들에겐 소개해주진 못하겠대
(힘내라)
으아아악!
다시 들어도 명곡... ㅋ
어이....;; ㅎ...